2008/03/18 09:18

블로거의 속성 = 구글 애드센스의 속성

나는 블로그를 왜 시작했을까?

전에는 주로 필요에 의해서 구글 검색으로 걸려 든 블로그의 글을 읽었다. 그러면서 블로그라는 것을 알았다. 내용은 주로 컴퓨터에 관한 것들이었다. 데스크 탑을 쓸 때는, 컴퓨터 성능이 떨어지다 보니 주로 업그레이드나 윈도우즈 성능 향상에 관한 글들을 읽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노트북을 쓰기 때문에 컴퓨터에 대해서는 궁금한 것이 별로 없고, 가끔 요리에 대한 블로그를 보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요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침마다 일어나면서,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토록 행복에 겨워하는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누구나 다 하는 뻔한 이야기지만, 독백을 늘어 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을 위해서이다.

솔직히 나도 내가 블로그를 왜 시작했는지 궁금했는데, 어제 티스토리의 블로그들을 보다가 알게 되었다. 사실 엉겁결에 블로그를 개설하고는 주말동안에 블로그가 무엇인지,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연구했었다. 그러면서 많은 블로그를 방문하였고, 이 바닥의 생태를 관찰하였다.

어제 한국에서는 블로거 컨퍼런스가 있었던 모양이다. 몇 개의 참가 후기를 읽고서 컨퍼런스에 참가한 많은 블로거들이 원했던 것은 교류였다고 느꼈다. 그런데 바로 그 부분이 잘 안된 모양이다.

주말동안 관찰한 바에 의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블로거들은 이렇게 외치고 있었다.

- 제발 여기를 보아 주세요. 제가 있어요!
- 관심, 그것이 필요해요. 표현해 주세요. 댓글!

그것이 사회 부적응 때문이든 자기 잘난척 또는 광고 수입 때문이든, 이유는 달라도 요구는 동일했다.

심리학 용어에 사회적 거리라는 것이 있다. 모르는 사람이 그 거리 안에 들어오게 되면 불편함을 느낀다. 그래서 전철을 타면 몇 사람 없어도 모두 멀찍이 떨어져 앉는 것이다. 그러나 교류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문제의 그 거리 안쪽을 허용하는 것이다.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링크...  이런 것들을 블로그에 나타내어 관심을 확인하고, 상대방의 블로그들을 광고해 주면서, 당신이 거리 안쪽으로 선택된 사람임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자단, 태그, 이올린... 이런 것들로 또한 나를 알리는 것이다. 그 외에도 각종의 기발한 수법들이 난무하고 있었다.

결국은 블로그를 노출(광고)해 주고, 그 댓가로 내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 주던가 최소한 방문자 수를 올려 달라는 것이다. 이것이 블로거들의 가장 큰 관심 주제 (중 하나)였다.  잘 비교해보면 구글의 애드센스와 다른 점이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아래의 등식이 성립되지 않을까?

< 블로거의 속성 = 구글 애드센스의 속성 >

또한 애드센스는 블로거들의 가장 큰 관심 주제 (중 하나)였다. 그것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무시하든, 그 어느 쪽 진영이든 블로거들은 구글 애드센스의 상술적인 면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이 구글 상술의 위대함인가?

티스토리에 새글이 올라오는 것을 관찰해 보면, 많을 때는 분당 수 십개(수 백개일 수도 있다. 나는 잠시 관찰해 보았을 뿐이다.)가 올라온다. 티스토리에만 이러니 전체 블로거가 쏟아내는 글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갑자기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관심을 달라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이 중에서 내 글이 선택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제목부터 강한 낚시성이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뭉쳐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 파벌...  족벌...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찌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유명 블로거 중에는 말도 안되는 논리를 주장하며, 댓글을 유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의 논리가 비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댓글에 댓글을 다는 것 같았다. 반론의 댓글이 달릴 때마다 광고 효과는 높아지고 블로그의 기계적 평가는 급격히 상승할 테니 말이다.

TOP 블로그, 우수 블로그 - 좋다는 것이 좋은 것일가? 나는 이런 말은 많이 들어 봤다. 그 사람 참 부처님 같은 사람이야 또는 예수님 같은 사람이야! 그런데 이런 말은 듣기 힘들다. 그 목사(님) 참 예수님 같은 사람이야 또는 그 스(님) 참 부처님 같은 사람이야. 그런 말, 죽기 전에 몇 번이나 들어 볼 수 있으려나?

바로 전에 내가 다소 내키는대로 쓴 글이 제목 때문인지, 태그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초대장을 나누어 준다는 페이지에 올라가 있었다. 그 때문에 사실상 첫 글인데도 방문자 수가 하루 만에 가볍게 세 자리를 넘어 섰다. 상당히 놀라웠다. 예상은 세 명만 보면 목표달성이라고 생각했다. 나, 초대한 사람 그리고 우연히 걸려드는 한 사람.

티스토리 측에서 봇인지 뭔지를 방문자 수에서 제거하여, 남들은 방문자 수가 IMF 상황을 맞이하였다고 아우성을 치는데 말이다. 나는 처음부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아마 초대장을 얻으려고 기웃거리던 피래미들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나는 블로그맹인 관계로, 그 글을 초대장 페이지에서 어떻게 해야 제거할 수 있는지 몰랐다. 지금도 모르지만......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초대장 페이지에 초대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글들이 올라오곤 한다는 것이다. 주말이어서 그런지 내 글은 무려 이틀이나 첫 페이지에 노출되어 있었다.

블로그를 시작하자 마자 블로거에 대해서 너무 많이 알아 버린 것 같다.

이제 블로거가 되었으니, 관심이 2% 필요하다고 느낄 때마다 글을 올리게 될 것 같다.

교류와 소통을 위해서......

구글 애드센스의 속성을 적당히 이용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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